[인터뷰] 취재 도와주는 중국 통역 봉사자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
베이징 방문을 앞둔 한국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의사 소통 문제다. 여기에 '중국인들은 외국어를 잘 쓰지 않으려 한다'는 생각까지 겹치면 베이징을 찾는 것을 주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 특별취재팀이 취재기자 등록을 위해 찾았던 베이징국제미디어센터(BIMC)에서는 그런 걱정을 한 번에 날릴 수 있었다. 바로 한국어를 전공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한국 기자들을 친절하게 맞아주기 때문.
중국말 몰라도 취재하는 데 지장없네
이들은 한국어 통역 자원봉사를 하는 베이징 제2외국어대학의 한국어 전공 학생들로서 취재에 필요한 서식을 등록하는 것과 각종 취재편의를 도와주는 데 열심이었다. 이들은 학교 안에서도 5:1 이상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재원들로서 지난 6월 말부터 교육을 받아 7월부터 자원봉사 업무를 시작했다.
다른 자원봉사자들과 달리 경기를 보면서 일하는 게 아니라 지루할 법도 하지만 '국가의 큰 일을 위해 노력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맡은 바 임무를 열심히 한다는 그들은 인터뷰 요청에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만 책임자의 허가를 받고 나서는 성실히 응답했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며 여러 업무를 보는 총쑤(21), 쑨옌(21), 찌위에(20)은 아직 20대 초반의 앳된 얼굴이었다. 처음에 자원봉사를 하겠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는 총쑤는 "그래도 올림픽이라는 행사가 국가적인 큰 행사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서 참여했다"며 자원봉사에 지원한 계기를 설명했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20대에 한 번 열리면 수십 년 동안 다시 개최하기 힘든 큰 대회를 경험한다는 것은 개인에게도 큰 도움이 될 터.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자신이 올림픽에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매우 자랑스러워 하고 있었다.

한국어를 전공하는 이들이니만큼 한국에 대한 관심이 각별할 터. 이들은 모두 동아대·경희대 등에서 1년 동안 유학을 한 경험이 있다. 이들이 본 한국, 한국 사람은 어땠을까? 기대가 너무 컸는지 답변은 생각보다 다양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친절하지만 물가가 비싸다"는 것.
취재지원을 위해 BIMC를 찾은 한국기자들의 인상은 어떤지 묻자 조심스럽게 "우리가 한국어를 못 알아듣는 줄 알고 말을 함부로 하는 일부 기자들이 있다"는 말도 나왔다.
또한 중국 사람들에게 가장 민감했던 SBS 개막식 보도 문제에서도 총쑤는 "정확한 전후 사정은 잘 모르기에 뭐라고 정확히 말하기는 힘들지만 SBS의 보도가 조금 아쉬웠다"며 말을 흐렸다.
한국어를 전공했기에 앞으로도 한국과 많은 인연을 쌓을 이들은 한결같이 나라의 큰 행사에 도움이 됨을 자랑스러워 했고 남은 기간 동안에도 열심히 자신의 임무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앞으로 한국 회사에 취직해서 일하고 싶다"며 수줍게 웃는 찌위에의 얼굴에서 젊은이들의 손으로 한중관계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베이징 올림픽 3대 프레스센터 'BIMC'는 어떤 곳?
'BIMC(Beijing International Media Center)'는 MPC, IBC와 함께 베이징올림픽의 3대 취재지원기관중 하나이다.
베이징 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온 기자라고 해서 모든 시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등록기자와 비등록기자로 나뉜다.
등록기자들은 자국의 올림픽 위원회를 통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취재신청을 낸다. 등록기자로 선정되면 모든 경기를 자유롭게 취재할 수 있다. 하지만 등록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며 발급 또한 제한적이다. 흔히 떠올릴 만한 언론사들의 기자가 등록기자라고 생각하면 쉽다.
반면 비등록기자들은 취재를 하는 데 있어 특별히 IOC에 돈을 내지 않는다. 다만 경기장에 출입하기 위해선 해당 경기의 입장권을 구입해야 한다.
경기장에 마음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축구장 6개 크기의 대규모 시설이라는 MPC에 들어가지 못하는 비등록기자라 해도 걱정은 없다. 바로 BIMC가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 시내의 고급 호텔을 기자회견장과 기자실 등으로 개편하고 앞마당에 각종 지원 시설을 배치해 취재지원기관으로 변신시켰다.
처음 베이징에 도착한 비등록기자들은 우선 BIMC에 와서 프레스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이 카드를 목에 걸고 있어야 각종 취재 편의를 지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BIMC에 들어오자 기자의 국적을 확인한 뒤 해당 언어를 구사하는 자원봉사자에게 안내한다. 한국 기자라면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다.
BIMC 앞마당에서 등록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관으로 들어가면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기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기사를 보낼 수 있는 공간. BIMC A동과 B동에 각각 기사송고실이 마련되어 있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공용 컴퓨터와 노트북을 사용하는 기자들을 위한 책상이 마련되어 있다.
건물 각층에는 스폰서 회사들의 홍보 부스와 더불어 중국 각지를 홍보하는 안내책자들이 즐비하다. 최근에 독립문제로 테러가 발생하기도 했던 신장과 양안 문제로 항상 논란이 되고 있는 대만의 홍보책자도 마련되어 있었다.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SK텔레콤 T로밍이 공동 후원하는 '2008 베이징올림픽 특별취재팀'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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