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 이었어요'

“우리가 로밍신청 한지 모를 테니, 호텔에서 전화하는거라고 하자.”
유난히 참견 잘하는 식구들의 극성을 아는터라 저희는 로밍을 비밀로 하기로 했습니다
2시간 후,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고 호텔리무진으로 도쿄로 갔습니다.
드디어 하루의 일정이 모두 끝나니 너무나 피곤한 나머지 씻고 싶은 생각도 안나더군요.
그래도 명색이 신혼 첫날밤인데 그냥 자면 안되겠다 싶어. 샤워를 했답니다.
샤워 중에
“자기야 어머니한테서 전화왔어. 얼른 받아”
“뭐 , 엄마?
생각지도 않은 엄마의 전화에 전 샤워하다 말고 뛰쳐나왔지요
“엄머, 엄마 어떻게 핸드폰으로 전화할 생각을 다 했어. 여긴 일본이야”
“야, 요샌 외국에서도 다 전화받을 수 잇다매, 티비에서 맨날 광고하드만 내가 그걸 모를까바” 하는 겁니다.
그때부터 시작된 엄마의 이야기,,
결혼식에 누가 안왔고 누가 부주를 코딱지만큼 했는지까지 다 이야기 하시더군요. 잠자코 듣고 있는데
“오늘밤 잘 지내라 호호호” 하며 응큼한 웃음까지..
어휴 우리 엄마 정말 못말린다니까요.
그렇게 신혼 첫날밤 우리가 먼저 부모님에게 보고해야 하는데, 양가 부모님들께서 알아서 먼저 손수 전화주셔서
잘 지내라고 이야기를 해주셨답니다.
그 다음날 아침을 먹고, 도쿄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제 핸드폰은 또 울리고, 이번엔 동생
“언니 나 잊어버렸는데 올 때 말이야. 서점에 가서 책 좀 사줘”
일본 만화가를 좋아하는 동생이 만화가의 최신작을 사가져 오라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점심으로 일본라면을 먹고 있는데,
“오늘 가구 들어오는거 알지, 침대 위치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침대를 가로로 놓을까 세로로 놓을까?
이번엔 엄마의 전화였습니다.
가구 배치며, 가전기구 놓을 자리며 엄마 마음대로 해도 좋다고 했지만,
“야 그래놓고 집에 오면, 맘에 안들다면서 다 바꿔놓으려고 내 안봐도 비디오지” 하는 겁니다.
한국에서 일어나는 상황들을 일본에서 가만히 앉아서 보고 받으니 참 세상이 편해졌구나란 생각이 들더군요.
저도 동생에게 문자로
“나 지금 마쯔리 본다. 남자들이 히안한 팬츠 입고 있네. 우리 이거 보고 이따가 니 좋아하는 마구로 먹으러 갈거다.
내가 사진 찍어서 메일로 보내주께. 구경 해라”하면서 악올려 주었어요
그랬더니 동생 난리나면서
“언니,언니, 나 간다 언니 기다려 아으..”하면서 아주 처절하게 울부짖더군요.
문자까지 가능한 로밍서비스,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친구와 함께 간 교토, 갈때마다 우리집 식구들에게 전화를 해서 모습들을 상세히 설명해 주었습니다.
사진으로 보는것하고 말로 표현해서 듣는 것 하고 정말 다른 것 같아요
그렇게 긴 5박 6일의 신혼여행은 신혼여행이 아닌 마치 가족여행같은 분위기로 마치게 되었어요.
그리고 어김없이 동생이 전화해서 면세점에서 이런 물건 파는지 알아보고 사오라고 주문까지 받았답니다.
그러는 김에 가족 모두에세 문자를 보내 무엇이 받고 싶은지 물어보았지요?
전화로 물어보면 분명
“어휴 그런거 안사와도 돼. 돈 그런데 쓰지 말고 그냥 어서 와” 뭐 그런식이었을텐데
문자로 물어보니,
“있으면 좋지 안그래도 화장품 하나 사려고 했다”
이렇게 솔직하게 대답해주시데요.
그래서, 선물 잔뜩 사가지고 시댁에 가서 드리고 엄마 집에 가서 나눠드렸습니다.
신혼여행 내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아서 그런지 뭐 결혼한 실감도 신혼여행 간 실감도 안나더라고요.
엄마가 꾸며놓은 우리 신접살림도(사실 처음 봐요) 가서 구경을 했습니다.
그렇게 문자보내고 전화하시더니, 정말 제 마음에 꼭 들게 꾸며 놓으셨더라고요.
원래 다 내가 해야하는건데 미안해서 엄마에게 수고했다고 하니
“나 결혼할땐 가난해서 그냥 이불 몇채와 그릇 몇 개였는데니 물건들 사면서 행복했다. ”하시니 참 고마웠답니다.
이렇게 가족들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우리의 결혼식과 신혼여행 모두 무사히 마칠수 있었답니다.
물론 엄마의 작은 코치(?)도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고마워요 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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