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일상 속 여행/유럽 2012. 6. 4. 16:11
에메랄드빛 바다와 모래사장 그 위로 내리쬐는 빛나는 햇살과 시원한 맥주 한 잔! 캬~ 이것만으로도 너무나 멋진 여행이잖아요! 그런데 카리브 해의 마호 비치는 이 모든 것과 더불어 아주 특별한 볼거리가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해변 바로 뒤에 있는 공항 덕분에 머리 위로 착륙하는 각국의 비행기를 볼 수 있다고 해요. '백문이 불여일견' 아직 무슨 뜻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김치군 님의 마호 비치 여행기를 확인하세요! ^^

글/사진: 김치군[김치군의 내 여행은 여전히  ~ing]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네덜란드령 세인트 마틴(Saint Martin) 섬의 유명한 공항인 프린세스 줄리아나 앞에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그냥 해변만 보면 에메랄드 빛 바닷물이 넘실대는 아름다운 카리브 해(Caribbean) 해변으로만 보인다. 넓지는 않지만, 해변 자체만 보더라도 하얀 모래로 가득해 매력적이지만, 마호 비치를 더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것은 바로 이곳이 '공항 앞'에 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아름다운 여인이 해변에 서서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바로 멀리서부터 착륙하기 위해 고도를 낮추는 비행기다. 커다란 비행기가 해변 바로 위로 착륙하는 모습은 익히 잘 알려졌을 정도로 유명한데, 실제로 그 모습을 보는 것은 TV나 사진으로 보는 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상적이다. 공항과 가까워서 비행기가 착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포인트들은 각국의 공항마다 다 있지만, 에메랄드 빛 해변을 배경으로 바로 착륙하는 곳은 확실히 드물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이 이곳이고.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KLM의 747. 세인트 마틴의 남쪽이 네덜란드령인 만큼 네덜란드 국적기인 KLM이 가장 큰 기체를 운영한다. 성수기와 주말 여부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1주일에 몇 편 들어오지 않는 가장 보기 어려운 기종 중 하나다. 세인트 마틴에 4박 5일을 머무르면서 딱 2번 볼 수 있었다.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마호 비치에서 가장 많이 본 비행기 중 하나인 Liat의 비행기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Liat은 카리브 해 섬 위주로 취항하는 항공사로, 주로 작은 규모의 비행기 위주로 운용하고 있었다. 하도 자주 다녀서 찍은 사진이 꽤 많다.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마호 비치의 양쪽 끝에는 바가 있어서 간단한 식사, 맥주, 칵테일을 마실 수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동쪽에 있는 선셋 바(Sunset Bar)에서 오후 내내 머무르면서 착륙하는 비행기들을 감상했다. 숙소도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에 잡았던 관계로 걸어 다녀도 되긴 했지만, 어차피 주차비가 무료인 관계로 가능한 한 차로 이동을 했다.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와이프는 칵테일이나 소다 종류를 마셨지만, 나는 거의 맥주 종류로 목을 축였다. 먼저 코로나. 그러고 보니 이 녀석은 멕시코 맥주.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이 녀석은 데스페라도스. 이름만 봐서는 이쪽 지역 것 같은데, 프랑스산 맥주라고-_-;;; 그 외에도 트리니드 토바고의 카리브(Carib), 도미니카 공화국의 프레지덴떼(Presidente)등의 맥주를 마셨다. 워낙 해가 강하고, 목이 말라오는지라 맥주가 꿀꺽꿀꺽 넘어가서 청량감 때문에 그 맛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카리브가 가장 맛없었던 것 같고, 나머지는 무난한 수준. 음 데스페라도스는 은근히 괜찮았던 것 같다. 특징이라면 4가지 맥주 모두 라임을 넣어 주었다는 것.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해변과 정말 가까이 착륙했던 코파항공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우리가 타고 왔던 아메리칸 항공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그렇게 구경을 하고 있으려니 오전에 도착한 KLM이 출발할 준비를 한다. 사람들은 출발하는 모습도 찍으려고 가까이 가 보지만….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그곳에는 이런 경고문이 있다. 비행기가 이륙하면서 생기는 바람 때문에 위험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이 바람 때문에 심하게 다친 사례들이 꽤 많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그냥 그 뒤에서 서 있는 것 자체를 즐기는 듯싶었다.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KLM이 이륙하기 위해 준비를 하자 그 뒤로 생긴 후 폭풍. 일단 기본적으로 물건이 날아가는 건 예사고, 버티지 못한 사람들은 모래사장을 굴러서 바다로 입수했다. 잘 보면 가운데에 있는 아저씨도 넘어지기 일보 직전임을 알 수 있다. (그 후에 넘어지셨다. ㅠㅠ) 날아가는 건 수건이나 모자 같은 것뿐만 아니라, 카메라와 같은 고가품들도 꽤 있어서, 은근히 많은 물건이 바다에서 발견된다고.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DHL 비행기가 착륙하자 그 아래에서 포즈를 취하던 소년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다들 기본으로 이런 각도의 기념사진 하나쯤은 남긴다. 나 역시도 찍은 사진이 몇 장 있는데, 왜 이렇게 안습으로 나왔는지. 차마 공개하지 못할 수준이었다. ㅠㅠ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이틀 후에 또 도착한 KLM. 물론, 3일 내내 해변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비행기가 주로 착륙하는 시간대 외에는 차를 끌고 섬을 구경하거나 스노클링을 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착륙하고 있는 유나이티드 항공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젯블루.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느낌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플라이 선윙. 캐나다 계열 항공사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잦은 연착과 운행 취소 때문에 안 좋은 기억이 가득한 US 에어웨이즈


[네덜란드 여행] 푸른 해변 위로 착륙하는 비행기를 볼 수 있는 '마호 비치(Maho Beach)'

대형기의 마지막이었던 에어프랑스. 첫날에도 찍으려고 시도했지만, 1시간이나 연착돼서 안 오나 보다 하고 콜라 사러 잠깐 슈퍼마켓에 들어간 순간 착륙해서 매우 안타까웠는데…. 다행히 세 번째 날 찍을 수 있었다.

세인트 마틴은 그냥 휴양지로써도 훌륭한 곳이지만, 이렇게 특별한 볼거리 덕분에 꽤 매력적인 여행지였다. 카리브 해에서 2번째로 가장 많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답게 대형기들부터 작은 프롭기들까지 비행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천국이나 다름없는 여행지가 아닐까 싶었다. 물론, 연인과 왔다면 해가 조금 부드러운 시간에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좋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