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여행] 블랙 비치, 아카카 폭포, 화산 지형 투어를 즐기다! 하와이 빅아일랜드(Big Island)

총 8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하와이 제도. 그중에서 가장 큰 섬인 빅아일랜드(공식명칭은 하와이 섬)는 나머지 7개의 섬을 합한 것보다도 넓다고 합니다. 지난 번에는 하와이의 오아후 섬 여행을 즐기신 맨큐님이 이번에는 빅아일랜드에 다녀오셨는데요. 이곳에서 검은 모래 해변인 흑사 해변과 135m의 아카카 폭포, 화산 지형 투어를 즐기셨다고 합니다. 함께 빅아일랜드로 여행을 떠나 볼까요?

글/사진: 맨큐[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하와이 여행 셋째 날. 이날은 하와이 제도의 여러 섬 중 하나인 빅아일랜드(Big Island)에 가기로 한 날입니다. 처음에는 부모님을 모시고 마우이 섬을 갈까, 빅아일랜드를 갈까 고민했는데요. 아무래도 마우이 섬은 신혼여행으로 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사랑에 빠진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초라해질까 봐 결국 빅아일랜드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저도 부모님을 사랑합니다만, 부모·자식 간의 사랑과 부부간, 그것도 신혼부부의 사랑은 다른 거니까 말이죠.^^; 

게다가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것이라면 마우이 섬보다는 빅아일랜드가 조금 더 낫다는 주변 지인들의 추천 덕에 빅아일랜드로 선택했습니다. 마우이 섬은 휴양, 빅아일랜드는 관광에 조금 더 특화되었다네요.

빅아일랜드에 가기 위해 새벽에 일찍 일어나 호놀룰루 공항에 도착! 빅아일랜드로 이동하는 손님들을 태워줄 하와이안 항공 비행기입니다. 마우이 섬이나 빅아일랜드로 이동하려면 대부분 하와이안 항공 주내선을 이용하게 됩니다. 다른 항공사에 비해 호놀룰루를 왕복하는 운항 편수가 많거든요.

호놀룰루에서 빅아일랜드까지 비행기로 약 30분 정도 걸립니다. 비행 중 제공되는 기내식은 사진 속 오렌지 주스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굉장히 맛있더라고요. 빅아일랜드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돌아오는 길에 이 오렌지 주스를 마실 생각을 하니 벌써 흐뭇해질 정도였으니까요.ㅎㅎ

비행기 아래로 보이는 하와이 제도의 조그마한 섬

오렌지 주스를 받고 나서 조금 지나니 승무원들이 돌아다니며 무언가를 나눠줍니다. 빅아일랜드 지도를 나눠주었는데, 처음에는 유료인 줄 알고 안 받으려다가 무료라는 말에 활짝 웃으며 제게도 나눠달라고 굽실거렸어요.ㅋㅋ

짧은 비행 끝에 도착한 빅아일랜드. 그런데 이럴 수가! 오아후 섬의 맑은 날씨는 어디 가고, 이렇게 주룩주룩 비가 내린단 말입니까~ 나중에 알고 보니 빅아일랜드는 원래부터 비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맑은 날씨를 보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요. 빅아일랜드에 있는 동안 '날씨가 계속 이 모양이면 어쩌나!'하고 살짝 걱정했습니다.

무척 오래전에 지은 듯한 빅아일랜드 공항. 나름 세계의 여러 공항을 다녀봤지만, 목조로 지어진 공항은 처음 봅니다.^^ 공항 바깥으로 나가 예약한 투어 가이드를 만나서 빅아일랜드 투어 시작!

빅아일랜드에서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블랙 비치, 흑사 해변이었습니다. 흑사란 말 그대로 검은 모래입니다. 화산 활동에 의해 생긴 현무암이 오랜 세월에 걸쳐 부서지면서 만들어진 모래이기 때문에 이렇게 까만색이라고 하네요.

흑사 해변으로 유명하다고는 하지만 이상하게 많은 사람이 모여 있길래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수영 대회가 열렸나 보더라고요. 많은 사람의 응원을 받으며 골인!

여성 참가자 중 1등으로 들어온 선수입니다. 뒤로는 아직도 수영 중인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시죠? ^^

해변 뒤쪽으로는 작은 공원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세워진 커다란 나무 한 그루에 관광객들이 새겨놓은 듯한 글자가 있더라고요. 아일랜드를 찾은 것을 기념하며, 혹은 서로의 사랑을 맹세하며 새긴 것이겠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에 이런 짓을 하는 것은 좋지 않겠죠?

공원을 산책 중인 부모님. 너무 거대해서 미처 땅속으로 완전히 뿌리를 내리지 못한 듯한 신기한 나무를 발견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땅속에 있던 뿌리가 땅 위로 기어 올라온 것 같기도 합니다.

기이한 모습의 나무뿌리

옆의 조그마한 호수에는 오리들이 노닐고 있었습니다. 오리들이 순서를 지켜 차례차례 호수 속으로 뛰어드는 순간을 포착! 주저하면서도 다른 오리들이 호수 속으로 뛰어내리니 어쩔 수 없이 뛰어내리는 듯한 모습이 귀엽더라고요. ^^

이런 화산 지형에서 어떻게 나무들이 자랐는지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흑사 해변 구경을 마치고 다음 관광 포인트로 이동하는데, 그쳤다고 생각한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합니다.

옷이 완전히 젖을 정도로 세차게 내리기에 어쩔 수 없이 일회용 우의를 샀습니다. 혹시라도 빅아일랜드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만약을 대비해서 우산 혹은 우의를 꼭 준비해 가세요!

우의를 입고 방문한 곳은 '아카카 폭포 주립공원(Akaka Falls State Park)'입니다. 아카카 폭포 주립공원에는 위 표지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아카카 폭포와 카후나 폭포, 2개의 폭포가 있는데 135m의 아카카 폭포가 127m의 카후나 폭포보다 조금 더 높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아카카 폭포를 먼저 볼 수 있고, 오른쪽으로 가면 카후나 폭포를 먼저 볼 수 있습니다. 관광 경로가 원형이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가든지 상관없을 것 같지만, 아카카 폭포 주립공원에서는 카후나 폭포를 먼저 보고, 아카카 폭포를 보는 코스를 추천한다고 하네요. ㅎㅎ

하지만 저는 날씨 때문에 2개의 폭포를 모두 보기는 어려울 것 같아 아카카 폭포만 보기 위해 왼쪽 코스를 선택! 날씨가 흐려서 처음 아카카 폭포를 보자마자 '어, 이게 135m짜리 폭포?'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만, 가까이서 보니 그래도 꽤 위용이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떨어질 위험이 있으니 뒤로 물러서라는 경고 문구입니다. 날씨 때문에 제대로 된 기념사진조차 찍지 못한 채 눈물을 머금고 아카카 폭포에서 철수했습니다.

다음 방문지는 빅아일랜드의 유명한 활화산인 칼라우에아 화산입니다. 뒤쪽으로 보이는 연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칼라우에아 화산은 여전히 맹렬하게 활동하는 화산 중 하나입니다.

최근에도 엄청난 양의 용암을 뿜어내며 폭발한 적이 있어 관광객 안전을 위해 철저하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하네요. 다행히 저희가 방문했을 때는 화산 활동이 안정적이어서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날씨도 갑작스레 맑아졌고요. 폭포를 방문했을 때 맑아졌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말이죠. ^^;

분화구 안은 연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낮에는 이렇게 연기로 가득하지만, 밤에는 시뻘건 용암이 출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하네요.

용암을 직접 보기 위해 다음 날까지 빅아일랜드에 머물러야 하나 고민했습니다.ㅎㅎ

칼라우에아 화산에 있는 Thomas A. Jaggar Museum은 칼라우에아 화산의 역사를 보여주는 곳입니다. 화산 지형에 대한 설명도 있어서 화산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실 듯합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겠죠?

분화구에서 연기가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면 마치 커다란 운석이 떨어져 형성된 지형으로 착각할 것 같던 칼라우에아 화산 분화구입니다.

화산 지역의 수증기를 바깥으로 배출하기 시설이 여기저기에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용암으로 가열된 뜨거운 수증기를 얼굴에 가져다 대면 혹시라도 피부가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 얼굴을 들이밀어 보려 했는데, 너무 뜨겁더라고요. 가이드 분도 위험할 수 있으니 절대 함부로 가까이하지 말라고 하구요. 예전에 엉덩이를 들이밀었다가 부상당한 사람도 있었다고 하네요.^^;

칼라우에아 화산 근처에는 가볍게 트래킹을 즐길 수 있는 코스도 있습니다. 화산 지역을 트래킹한다니, 조금은 위험해 보이죠? 하지만 위험할 땐 국립공원 측에서 통제한다고 하니 평소에는 안심하셔도 될 듯합니다.^^

분화구 안쪽에도 들어갈 수 있나 봅니다. 꽤 여러 사람이 분화구 안쪽에서 걷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많았더라면 한 번쯤 들어가 보고 싶었는데 말이죠.

분화구 안쪽으로 들어가 보진 못했습니다만, 밖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특이한 경험이었습니다. ^^

분출된 용암이 순식간에 식으면서 만들어진 기이한 형태의 바위들

다시 투어 차량을 타고 빅아일랜드 해변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중간에 특유의 화산 지형들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더욱 특이한 것은 이렇게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곳에서도 생명체가 자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영양분이라고는 하나도 없고, 뿌리내리기도 어려울 것 같은데 말이죠.

그야말로 생명의 신비라고밖에 할 수 없을 듯합니다.^^

어떤 곳에서는 이렇게 조그마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더라고요.

드디어 해안가 도착! 새까만 화산 지형 때문인지 저 멀리 보이는 바다가 유난히 푸르게 보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빅 아일랜드의 해안 절벽

조금이라도 충격을 주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처럼 위험해 보입니다.

파도에 의해 계속해서 깎이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도 붕괴 위험이 있는 곳이라고 하더군요. 함부로 돌아다니다간 위험할 수 있으니 조심하셔야겠죠?

엄청나게 거센 파도. 저 정도의 파도라면 아무리 단단한 바위라도 침식될 것 같습니다. 조만간 해안 절벽에 동굴을 하나 만들 듯한 기세로 파도가 절벽을 두드리고 있네요.

빅아일랜드의 화산 지형 투어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쇼핑센터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방문한 모든 사람에게 조개 목걸이를 선물해 주더군요. 물론 값비싼 것은 아니지만, 공짜로 득템했다는 사실에 흐뭇해서 충동구매를 하면 안 되겠죠? ^^; 전 이곳에서 구아바 분말 가루를 샀습니다. 물에 타면 간단하게 구아바 주스를 만들 수 있더라고요.

빅아일랜드에서의 투어 일정을 마치고 다시 오아후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역시나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맛있는 오렌지 주스를 마셨답니다. ㅎㅎ

오아후 섬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섬 위로 구름이 잔뜩 끼어 있더라고요. 빅아일랜드 역시 마찬가지였으니 그렇게 변덕스럽게 비가 내린 것이었겠죠? 비 때문에 아카카 폭포를 제대로 구경할 수 없었지만, 다행히 다른 곳을 둘러볼 땐 비가 그쳐서 대부분의 화산 지형은 별문제 없이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대신 칼라우에아 화산의 붉은 용암을 감상하시려면 빅아일랜드에서 1박 이상 하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빅아일랜드 역시(마우이만큼은 아니지만) 신혼부부들이 즐겨 찾는 곳이니만큼 숙박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고 하니까요. 다양한 매력을 뽐내는 빅아일랜드의 화산 지형을 보고 싶으시다면, 지금 바로 하와이 여행 계획을 세워 보시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