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 엘리자베스 여왕이 차를 마신 곳, 싱가포르 티챕터(Tea Chapter)

싱가포르의 차이나타운은 여느 차이나타운과는 조금 다른 멋과 이국적인 정취를 풍기는 곳입니다. 레디꼬님께서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의 티챕터(다연, 茶淵, Tea Chapter)에 다녀오셨는데요. 이곳은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들려서 차를 마시고 갈 만큼 유명한 곳이랍니다. 차이나타운 산책 후 티챕터에서 차와 함께 즐기는 시간! 어떨지 궁금하시죠? 레디꼬님께서는 중국 전통 차를 체험하는 과정도 자세히 설명해주셨는데요. 그럼 함께 다도의 세계로 빠져 볼까요?

글/사진: 레디꼬[여행은 준비하고 떠나야 제맛, Ready Go]

싱가포르 차이나 타운 거리

차이나 타운의 이국적인 건물

차이나 타운의 깔끔한 포장마차

싱가포르 차이나타운은 전 세계의 다른 차이나타운과는 느낌이 다릅니다. 콜로니얼풍의 건물이 길게 이어져 있는 거리는 여느 차이나타운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이국적이고 깔끔해서, 길거리 음식을 파는 포장마차에서조차도 어쩐지 정갈한 음식을 차려줄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합니다. 

티챕터 입구

차이나타운 산책을 기분 좋게 마치고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자로 차(茶)의 연못(淵)이라고 쓰여 있으며, 중국식 전통 차를 맛볼 수 있는 티챕터 (다연, 茶淵, Tea Chapter)입니다.

각종 다도 용품을 전시, 판매하는 곳

티챕터 1층 실내 모습

Tea Chapter에서 판매하는 찻잎

티챕터의 1층에서는 찻잎과 다도(茶道) 용품을 팔고 있습니다. 재래시장에서 파는 것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품질 좋은 찻잎을 선별하고 포장하는 모든 과정을 티챕터에서 직접 관리하는 덕분에 최상의 품질을 자랑합니다. 10g짜리 작은 패키지도 있어 기념품으로도 인기가 많다고 하네요. 물론 영어 응대가 가능한 직원들이 있기 때문에 수십 종의 차 중에서 자기가 원하는 차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시음도 가능합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계단 옆의 좌식 테이블

1층 판매장 옆으로 나 있는 좁은 계단을 오르면 싱가포르 최고의 중국식 전통 찻집이라는 티챕터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층과 2층을 연결하는 계단 왼쪽에는 좌식 테이블과 3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습니다. 좌식 테이블은 종종 단체 모임으로 이용하며, 소규모의 다도교실에도 사용한다고 합니다. 3층의 보다 넓은 공간에서는 중국 차와 관련된 강연 및 정기적인 다도교실이 열린다고 합니다.

영국 여왕이 앉았던 자리

티챕터에서 큰 자랑거리로 삼고 있는 것이 바로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싱가포르를 방문했을 때 이곳에 들러 차를 마셨다는 것인데요. 바로 이 자리가 여왕이 앉은 자리입니다. 티 문화가 발달한 영국에서, 최상급 티를 즐기는 영국 여왕이 찾은 중국 전통 찻집이라는 것만으로도 티챕터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겠죠? 자리가 비어 있다면, 영국 여왕이 앉았던 곳을 누구나 앉을 수 있다니 기회가 된다면 앉아보세요.^^

자리에 앉아 어떤 차를 마실지 결정을 못 하고 있으니 직원이 자세히 설명을 해줘서, Imperial Golden Cassia 御用黃金茶를 주문했습니다. 메뉴판을 보니 차뿐만 아니라 다양한 간식거리도 있어 쿠키와 Tea Egg를 주문했습니다.

중국 전통 차를 정식으로 체험해보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을 부탁하니, 옆에 앉아서 차를 준비하는 과정을 하나씩 설명해주더군요. 우선 큰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갈색 주전자에 물을 부어 주전자를 덥힙니다.

갈색 주전자의 물을 하얀색 숙우에 부어 덥혀주고, 숙우의 물은 그냥 버리지 않고 다시 주전자에 부어 주면서 버립니다.

대나무로 된 차시로 갈색 주전자에 차를 넣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줍니다.

약 2분 정도 지나면 주전자의 차를 숙우에 따릅니다.

숙우에 따른 차를 다시 주전자에 버립니다. 물론 처음 우려낸 차를 마셔도 상관없다고 하지만 될 수 있으면 첫 잔은 버리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다시 한번 위의 과정을 반복한 후에야 드디어 찻잔에 따를 수 있었습니다.

찻잔은 두 개가 준비되어 있는데 왼쪽의 길쭉한 잔은 차의 향을 더욱 잘 맡기 위한 잔이라고 하네요. 양손 바닥으로 잡고 빙빙 돌려가면서 향을 맡으면 된다고 하는데, 워낙 차의 향이 강해서 굳이 비비지 않아도 향이 코끝에 전해졌습니다.

차를 마시기 위해 잔을 들 때도 검지와 엄지로 잔을 잡고 중지로 잔 밑 부분을 살짝 받쳐주는 것이 정통 다도에 속한다고 하는데요. 전 어쩐지 술 마시는 버릇 때문인지 중지로 잡고 검지는 하늘로.ㅋㅋ

 
차가 준비되니 함께 주문한 간식거리들이 나왔습니다. 예쁜 모양을 한 Tea Cookie는 7개에 S$4.50, 진한 차의 향이 더해진 간장에 조린 Tea Egg는 S$1.00.

가게의 한쪽에는 영국여왕이 다녀갔을 때 찍은 기념사진을 전시하고 있고, 그 때 사용한 다기 용품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Tea Chapter에서 차를 마시는 것은 1인당 기본요금 S$7.00에 찻 잎(S$10~30)을 별도로 사야 하기 여러 명이 갈수록 저렴한 금액으로 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물론 혼자 가도 구입한 차를 마시고, 남은 것은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차와 함께 딤섬, 쿠키 등을 함께 제공하는 중국식 애프터눈 티 셋트도 있으니 간단한 식사도 가능한 곳입니다.

상호 : 티챕터 (茶淵, Tea Chapter)
전화 : (+65) 6226-1175
주소 : 9 & 11 Neil Road, Singapore
영업시간 : 11:00~2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