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조종사는 화장실을 어떻게 갈까? 책, "파일럿의 특별한 비행일지"

일상 속 여행 2010. 9. 29. 10:01

해외여행이 보편화된 요즘, 여러분은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갈 때 공항이나 비행기 안에서 ‘이건 왜 이럴까?’ 싶어 궁금했던 것 없으세요? 제 경우에는 그런 궁금증이 많은 편이었어요. 예를 들면 이런 것들!

조종사는 화장실을 어떻게 갈까?
조종사는 어떤 식사를 언제 하는 걸까?
비행기 이착륙시 창문 가리개는 왜 올리는 거지?

얼마 전 그런 궁금증을 속 시원히 해결해준 재미난 책을 한 권 만나서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올해로 26년 째 조종사로서 하늘을 누비고 있는 베테팡 파일럿이자 현재 대한항공에서 에어버스 330의 기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한고희’씨가 그간의 비행 경험을 담아 <파일럿의 특별한 비행일지>라는 책을 펴냈어요. 정말 오랜만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책을 읽었답니다. >_<

요 책에 담겨 있는 비행기와 조종사에 관한 재미난 진실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조종사는 화장실을 어떻게 갈까?

비행기에서 실제로 조종사가 화장실을 가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이건 늘 궁금했어요. 조종실 내에 화장실이 딸려 있는 걸까 싶었는데 의외로(!) 기장님들도 승객들이 사용하는 화장실을 쓰고 있었다는 것! 승객들이 좀처럼 그 모습을 볼 수 없는 건 007을 방불케하는 작전으로 ‘몰래’ 다녀오기 때문이죠. ㅎㅎ

조종실에는 조종실에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의 사용자 유무를 알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고, 조종실 출입문에는 바깥을 볼 수 있는 조그만 ‘광폭 렌즈’라 달려 있대요. 그래서 가장 가까운 화장실에 사람이 없을 때 광폭 렌즈로 바깥에 누가 서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한 다음, 후다닥 다녀오는 거죠. 어쩐지 더 근사한 사실이 있을 거라 기대한 분들은 실망하실지도.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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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종사는 식사를 언제 할까?

왠지 대형 항공기의 기장님이라면 승객들과는 다른 특별식을 먹을 것 같지만(그것도 아니라면 일등석 메뉴라든가), 비지니스 클래스에 나오는 세 가지 메뉴 중 한 가지를 골라 먹는다고 하네요.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은, 혹시나 발생할지 모를 식중독 가능성을 고려해서 기장과 부기장이 서로 다른 시간대에 서로 다른 메뉴를 먹는다고 해요. 둘 중 하나라도 배탈이 나면 큰일이잖아요.


 부드러운 착륙이 조종사의 실력은 가늠하는 거라고?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이런 생각이 오해라는 걸 까맣게 몰랐어요! *_* 저 역시 비행기가 활주로에 부드럽게 착지할 때는 조종을 잘 한 것이고, ‘쿵’하는 충격이 느껴질 때는 조종 실력이나 경험이 모자란 거라 짐작했거든요. 하지만 이것은 실력이나 경험의 문제가 아니라, 활주로의 길이나 노면의 상태, 기상 조건에 따라 조종사가 착륙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하네요.

다시 말해 날씨가 좋고 활주로 노면의 상태가 양호하면 부드러운 접지를 시도하고, 반대로 눈이나 비로 인해 활주로 노면이 미끄러울 때나 강한 뒷바람이 부는 경우, 또는 활주로 길이 짧은 경우에는 충격식 착륙을 시도한다고 해요. 왜일까요? 충격적인 접지를 함으로써 활주로와 타이어의 마찰계수를 높여 활주거리를 단축하는 거라고 하네요. 이제 쿵, 하고 착륙을 한다고 해도 조종사가 난폭하거나 실력이 모자라 그런 게 아니라는 것! 아시겠죠? ^-^


 비행기가 이착륙할 때 왜 창문 가리개를 올려야 하는 걸까?

곤히 자고 있는데 승무원들이 창문 가리개를 올려달라고 깨우면 귀찮아하는 승객들이 많아요. '별로 중요한 일도 아닌 것 같은데 왜 굳이 자는 사람을 깨워서 부탁하는 걸까?' 싶은 적 여러분은 없으셨나요? 하지만 별다른 이유가 없다면 ‘친절’을 모토로 삼는 승무원들이 그런 요구를 할 리가 없죠~

사람이 비행기 내부와 같은 밀폐된 공간에 오래 앉아 있다며 보면 공간지각 능력이 떨어지고 방향감각이 둔해진다고 하네요. 이착륙을 시도할 때는 항상 사고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에 승객들 역시 이런 감각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있는 게 필요해요. 그래서 창문 가리개를 열도록 하는 것이죠. 창밖으로 외부 상황을 파악하고 있으면 만약의 경우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민첩하게 안전한 방향을 선택하게 되고 대피하기가 수월해지는 것이죠. 이제는 귀찮아하시지 말고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이착륙시 창문 가리개를 꼭꼭 올려주세요.


이 외에도 <파일럿의 특별한 비행일지>에는 조종실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과 승무원들의 비밀스런(?) 일상 등, 일반인들이 궁금해하게 여기는 재미난 사실들이 많이 숨어 있답니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이 책을 완파하고 난 뒤 친구들을 만날 때마다 "근데 그거 알아? " 하며서 요 책에서 읽은 상식들을 의기양양하게 전달해줬어요. 회식 자리에서도 요긴하게 쓸 수 있는 재미난 정보들이 가득! 여러분도 이 책을 읽고 다소 뻔뻔스러운(처음부터 알았던 것처럼 말하기!) 노민의 이 방법을 애용해 보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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