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오정은 곤란해, 친구 H의 회사생활 적응기

일상 속 여행 2010. 6. 24. 09:00

제 친구 H로 말씀드릴 것 같으면........... 아아, 설명이 쉽지 않군요.
아래 사진을 참고해 주세요.





어딘가 엉뚱하고 튀는 구석이 있어서, 무리에 함께 있으면 도드라지지만 그게 결코 밉거나 하지 않은 귀여운 친구. 그래서 친구들인 우리는 H가 토성의 띠처럼 몰고 다니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즐거워하곤 했답니다. 대체 H 옆에 있으면 왜 그리도 엉뚱한 일들이 끊이지를 않는지. ㅋㅋㅋ

그런 H가 얼마 전 입사를 했어요.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늦긴 했지만 평소 일하고 싶어 했던 분야에 들어가서 모두가 축하해주었답니다. 하지만 일터인 그곳에서도 H의 엉뚱발랄함을 그치지 않았어요.

예를 들자면,

힘들게 야근 중인 어느 날, 야식을 시켜주겠다는 팀장님.
팀장님: 세 명당 치킨 한 마리면 되려나?
H: 어우 팀장님~ 간에 노크도 안 돼요~

모니터를 바라보며 무심히 한 말에 팀원들은 빵 터져 버리고, 그녀는 아 이게 그렇게 웃긴가? 하는 표정으로 자신도 헤실헤실. 재미나고 싹싹한 성격 덕분에 팀의 막내로 아낌없이 사랑받는 그녀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못 말리는 사오정이라는 거였어요.


<('-')> 이렇게 귀를 막고 있는 것도 아닌데, 왜 늘 딴 소리를 하는 걸까요? 응, 친구야?? 그러고보니 대학교 다닐 때는 이런 일도 있었어요.

H가 마음 속으로 찍어둔  ‘아는 오빠’와 통화를 하던 중,
오빠: 오늘 오빠가 향수 뿌렸지.
H: (애교 섞인 목소리로) 응? 어떤 거요?
오빠: 휴고보스~
H: 표고버섯요??

.......... 졸지에 표고버섯을 뿌린 남자가 된 그 오빠와는 결국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슬픈 전설이. 회사생활 중에도 모자로 귀를 덮은 사오정 H의 슬픈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ㅅ=

에피소드1.
사수인 선배와 직장생활 얘기를 하다가
선배 K: 그런 자기계발서 중에 <무지개 원리>라는 책이 있는데…
H: “무직의 원리”요?!
선배 K: …왜 돌아가고 싶냐. -_-

에피소드2.
지난달 팀장님의 결혼식을 앞두고 팀원들과 결혼 얘기를 하던 중.
선배 P: 우리 오빠 아직 결혼 안 했지~. 애인은 있어.
H: 애는 있다구요? 완젼 쿨하시다…
선배 P: 너 무슨 혼삿길 바리케이트냐.. - _-


그나마 아직까지는 이렇게 귀여운(?) 정도의 수준이라 괜찮다 하지만 저를 비롯한 친구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일단 H에게 그 회사의 전화를 맡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거래처 같은 데서 전화가 오면 방긋방긋 웃으며 무슨 소리를 할지 몰라요. (어질어질..)

H야~ 이번 주에 언니랑 찜질방 가자. 내가 귓밥 파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