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부부~ 부부젤라? 아르헨티나전에서는 귀마개가 허용되나요?

T로밍 이벤트 2010. 6. 14. 20:00



"부부젤라? 그거 먹는 거임?"

지난 12일 한국과 그리스 전을 생중계로 지켜보신 많은 분들! , 후반 90분간 그라운드를 지배하는 정체불명의 웅웅거리는 소리에 머리 꽤나 아프셨죠?


소리의 진원은 바로 남아공 축구팬들이 이번 월드컵의 상징으로 추앙(?)해 마지 않는 부부젤라(Vuvuzela)라고 해요. (부부젤라라니? 이름도 참 생소하네요).
부부젤라는 남아공 축구팬들의 필수 응원도구라네요.




부부젤라는 본래 부족간 전쟁을 알리는 뿔 나팔에서 유래됐대요


부부젤라는 본래 남아공 최대부족인 줄루족에서 유래된 나팔 모양의 전통악기로, 120에서 최대 140데시벨의 굉음을 낼 수 있어요. 실제 120데시벨이면 전기 톱 소리보다 시끄러우며 바로 옆에서 불어대는(심지어 자기자신이 부는) 부부젤라 소리에 장시간 노출될 시 청력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답니다. 코끼리가 울부짖는 것 같은 소리를 내는 부부젤라를 한꺼번에 많은 관중들이 불어대니, 중계방송을 통해서조차 수천 마리의 벌이 날아다니는 듯한 소리가 나고 있어요.

가뜩이나 시차 적응이 힘든 외국 관광객들에게 부부젤라 소리는 최대 골칫거리가 되고 있대요. 동이 트기도 전부터 부부젤라를 불어대기 때문이라네요. 남아공 현지의 일부 쇼핑몰에서는 아예 부부젤라의 반입을 금지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월드컵 경기 때도 이 부부부부 하는 부부젤라의 소리가 끊이질 않는데요. 실제로 경기를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선수들의 기합소리라든지, 주심의 휘슬 부는 소리 등이 이 부부젤라의 소리에 묻혀 들리지가 않는다 그래요. 그뿐인가요? 지난 번 한국과 그리스 전 경기 때는 경기 직전 각 나라의 국가(國歌)조차도 들리지가 않을 정도였었죠.

 

쉼 없이 들려오는 부부젤라 소리 때문에 선수들은 마치 진공상태에서 경기를 뛰는 기분이 들지 않을까 싶어요. 이 때문에 월드컵을 중계하는 각국 취재진들도 마찬가지로 곤욕을 겪고 있다고 하고요.


현지에서는 관중들에게 귀마개를 나눠준다고 해요. 그쯤 되면 선수들에게도 뭔가 보호조치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도 드네요. 선수들이 경기 집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는 데다 경기 직후 귀머거리가 된 것 같다며 짜증을 내는데도 계속 부부젤라를 옹호해야만 하는지 의문이 드는 거죠.

 

하지만 남아공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경기 직전 국가 제창 시, 그리고 안내방송이 있을 때 부부젤라를 불지 못하게 하는 것 외에 어떠한 금지조치도 취하지 않아 원성을 사기도 했어요. 부부젤라를 남아공 월드컵의 상징인 동시에 남아공과 축구에 있어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얘기죠.

 

하긴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우리 붉은 악마 응원단의 꽹과리 응원에 국민들은 절로 신바람이 났었잖아요? 하지만 외국인들은 그 소리가 매우 시끄럽다며 비난하는 여론도 없지 않았었구요.

생소하고 시끄럽다고 해서 함부로 규제할 수는 없단 얘기죠
. 월드컵 개최국의 문화적 상대성을 존중한다는 맥락에서 본다면 부부젤라의 금지란 타 국민들의 바람일 뿐, 남아공 자체적으로 적극 규제할 거라 예상되진 않아요. 남아공 선수팀의 주장도
부부젤라는 남아공팀의 12번째 선수라며 부부젤라를 적극 옹호하고 나섰고 말이죠.


 

지난 한국 대 그리스 전을 현지에서 응원했던 국민들은 기사나 블로그 등을 통해 부부젤라가 한국을 응원하는 데 적극 동참했다는 훈훈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어요.


처음엔 부부젤라 소리에 붉은 악마가 준비해 간 꽹과리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뿔
(?)이 나있었다고 하는데요.
전반전이 진행되면서 경기를 관전하는 남아공 및 다른 나라의 관중들도 짝짝짝~ 짝짝하는 소리에 화답해 ~ 한민국을 부부젤라를 통해 함께 했대요. 그야말로 민족과 국가를 초월한 화합의 장을 연출했달까요? 덕분에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 내는 가히 한국팀의 홈 경기를 연상케 했다고 해요.
 

또 이 날 경기에서 그리스 선수들은 바로 이 부부젤라 소리에 잠을 설쳤다는 후문이 들려오면서, 이 부부젤라가 살짝 사랑스러워지려고도 하네요 ㅋㅋ

 

대한민국 선수들! 부부젤라 소리에 주눅들지 말고 열심히 싸워 이겨주세요! 16강 진출에 부부젤라 소음은 아무런 방해물이 되지 못한답니다~




 * 위의 포스트는 2010년 6월 2010 남아공 이벤트에 응모하신 '임수민'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