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성당에서 우아한 저녁시간을~

일상 속 여행 2010. 3. 16. 01:30


일찍 퇴근해서 들떠있던 저녁, 친구가 회사 앞으로 깜짝 방문을 했다.

명동성당에서 오늘 연주회가 있다는 소식을 안고서~ *_*

그렇잖아도 오늘 같은 날(일찍 퇴근 했으나 약속도 없고 그냥 집에 들어가기는 섭섭한 날)
뭘 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회사를 나서고 있었는데 텔레파시가 통한 건가!

 



연주회는 8시 반이라 간단히 저녁을 먹고 명동성당으로 향했다.
친구도 아는 사람이 오늘 스탭으로 일한다고 해서 온 거라, 둘 다 무슨 연주회인지도 모르고 갔는데
알고 보니 대전시립합창단의 95회 정기연주회가 서울에서 특별히 열리는 날이었다.



사람이 가득 차 있어서 왼쪽 끝에 앉는 바람에 아쉽게도 공연 장면은 찍지 못했지만
사진으로 남기지 않아도 귀로 듣고 가슴으로 느끼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시간.

‘소리의 연금술사’라 불리는 빈프리트 톨(마에스트로의 멋진 백발에 반한 노민!ㅎㅎ)
소프라노 석현수와 조윤조(아, 이런 목소리 너무 부러워...), 카운터테너 이동규, 테너 김지욱 등이
보여주는 화음도 아름다웠고, 맑고 결고운 대전시립합창단의 노래와
바로크 오케스트라 카메라타 안티콰 서울의 협연도 멋진 부분이었다.

특히 이번 음악회는 사순절을 맞춰 교회음악의 정점에 서있는 곡들을 준비한 것이라 한다.
바로크 음악의 따뜻한 화음은 듣는 것만으로 지친 영혼이 위로와 안식을 얻는 기분이었다.
성당 내부에서 울림을 만드는 인간의 목소리가 참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처럼 한가로운 저녁, 마음 맞는 좋은 친구와 함께
이런 문화적인 풍요를 누리고 있자니 마음이 따끈따끈.

겨울의 끝, 그리고 봄의 시작에서 듣는 아리아.
왈가닥 아가씨 노민도 왠지 우아해지는 저녁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