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55분을 몇 분 앞두고 로비로 나오니 벌써 대부분의 주자가 나와 있었다. 저분들은 우리가 새벽 2시에 도착했을 때도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나처럼 거의 밤을 새우다시피 한 것일까? 그런 생각을 더 할 새도 없이, 주자들이 모두 나온 것을 확인하자마자 우리는 바로 버스를 타고 CP(Collection Point)로 이동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1시간도 채 못 자고 나왔지만, 곧 성화봉송을 할 거라는 두근거림 때문이었을까… 버스 안에서 잠든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다들 어떤 것을 하게 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숙소는 맨체스터에 있었지만, 우리가 뛰는 곳은 프레스턴(Preston)이라는 작은 마을의 시내를 통과하는 구간이었다. 맨체스터에서 프레스턴까지의 이동시간은 약 40분.
6시 몇 분 전, CP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주자가 와서 등록하고 있었다. 하얀 성화봉송 주자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냥 하얀 옷을 입고 있는 사람도 몇 명 섞여 있었다.
가슴에 'London 2012'라는 글자가 쓰인 성화봉송 주자 유니폼. 하얀색의 유니폼은 사실 어디 입고 나가면 꽤나 튈듯한 디자인이어서 이번 성화봉송을 끝낸 다음에는 그냥 기념품으로 옷장에 남을 것 같다. 하지만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이 옷을 입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여권을 가지고 이름을 확인한 뒤에 성화봉송 주자 등록을 했다. 내게 배정된 번호는 36번. 우리가 뛰는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에는 23번부터 40번까지의 주자가 뛸 예정이다. 36번은 후반부에 속하는 주자였는데, 마침 내 자리가 박물관과 공원 앞이라 사람이 꽤 많아서 좋았다. 사람이 별로 없었던 구간에서 뛴 사람은 아무래도 외롭지 않았을까?
내 바로 다음 번호였던 분과 함께 사진 한 장! 이 분은 맨체스터 출신으로 선발되어 이번 성화봉송 주자가 되었다.
33번, 34번, 35번, 36번이 차례대로 앉아서 기념사진! 이때 남긴 사진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다.
등록을 마치고, 기념사진도 찍은 후, CP를 나와 버스를 타러 갔다. 성화봉송 주자는 별다른 소지품을 가지고 갈 수 없었으므로 이 이후의 사진은 함께 갔던 와이프 보링보링이 찍어주었다.
버스에서 내릴 곳은 박물관 앞이었는데, 주변으로 주택이 많아서였는지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안을 쳐다보며 손을 흔드는 사람들에게 나도 열심히 손을 흔들며 인사해주었다.
아이들이 이런 진지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을 때, 내가 타고 있던 버스가 도착했다.
성화를 들고 나온 내 모습. 열심히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들에게 나 역시 손을 흔들어주기 바빴다. 처음에는 내리자마자 사람들의 사진 세례를 받고 좀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꽤 기뻤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내가 이곳에 내리는 것을 환영해 주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시간이 내게는 더 특별했다.
이외에도 정말 많은 아이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었다. 릴레이 포인트에서 내려서 다음 성화 주자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약 10~15분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이 짧은 시간 동안 사진을 찍은 사람의 숫자가 족히 100명 이상은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아이들이 90%에 가까웠지만, 그중에는 성인도 몇 명 끼어있었다.
너무나도 귀여운 아이들의 다양한 표정. 이들이 찍은 사진을 나중에 내가 받을 확률은 아마 0%겠지만, 저들의 앨범 속에 내 사진이 들어 있을 것을 상상하면 한 편으로는 조금 뿌듯하다.
아예 아기를 내게 떠맡기고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아이는 성화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금색으로 반짝이니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중에 커서 이 사진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려나. ^^ 그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진행요원이 사진을 그만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 의미는 이전 성화봉송 주자가 가까운 곳에 도착했다는 것!
먼저 성화봉송 주자의 주변을 함께 따라 달리는 러너 중 한 명이 도착해서 자기소개를 하며 인사를 했다. 이 사람은 1시간 코스 내내 성화봉송 주자를 따라 뛰면서 그들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사실 시간이 촉박하다고 엄청나게 재촉하는 역할도 했다. (-_- ); 덕분에 천천히 가고 싶었는데 엄청나게 빨리 뛰게 한 사람….
가볍게 인사를 건넨 후 성화의 가스 밸브를 열어 가스가 나올 수 있도록 했다. 그래야 성화에서 불이 이어져 달릴 수 있게 되는 건데, 신기한지 어깨너머로 슬쩍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잠시 후 35번 성화봉송 주자가 도착했다. 저렇게 성화를 마주 대고 조금 있으면, 성화에서 나오는 가스 때문에 바로 다음 성화로 옮겨붙는다. 저 자세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약 30초간 포즈~
이전 성화 주자의 불이 꺼지자, 성화를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사진에는 불이 안 붙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그렇게 성화를 들고 300m가량을 달렸다. 옆에 있는 러너가 엄청나게 재촉하는 바람에 빨리 달려서, 달리고 있는 모습이 찍힌 영상은 거의 없다.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도 조금 있었지만, 생각해보니 달리는 순간에는 그 순간 자체에 취했던 것 같다. 3~4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 목적지까지 달린 뒤에 다음 주자에게 불을 건네주고 나는 픽업 버스에 올라탔다. 여느 주자들과 같이 버스에 올라타자 이미 달렸던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 순간이 감동적이어서 우는 사람도 있었고, 나처럼 감동에 벅차올라 어쩔 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성화를 들고 뛰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달리는 순간부터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그야말로 톱스타가 부럽지 않았던 20분이었다.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이 1시간도 채 못 자고 나왔지만, 곧 성화봉송을 할 거라는 두근거림 때문이었을까… 버스 안에서 잠든 사람이 하나도 없었고, 다들 어떤 것을 하게 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 숙소는 맨체스터에 있었지만, 우리가 뛰는 곳은 프레스턴(Preston)이라는 작은 마을의 시내를 통과하는 구간이었다. 맨체스터에서 프레스턴까지의 이동시간은 약 40분.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6시 몇 분 전, CP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주자가 와서 등록하고 있었다. 하얀 성화봉송 주자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냥 하얀 옷을 입고 있는 사람도 몇 명 섞여 있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가슴에 'London 2012'라는 글자가 쓰인 성화봉송 주자 유니폼. 하얀색의 유니폼은 사실 어디 입고 나가면 꽤나 튈듯한 디자인이어서 이번 성화봉송을 끝낸 다음에는 그냥 기념품으로 옷장에 남을 것 같다. 하지만 유니폼을 입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이 옷을 입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여권을 가지고 이름을 확인한 뒤에 성화봉송 주자 등록을 했다. 내게 배정된 번호는 36번. 우리가 뛰는 시간대인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에는 23번부터 40번까지의 주자가 뛸 예정이다. 36번은 후반부에 속하는 주자였는데, 마침 내 자리가 박물관과 공원 앞이라 사람이 꽤 많아서 좋았다. 사람이 별로 없었던 구간에서 뛴 사람은 아무래도 외롭지 않았을까?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내 바로 다음 번호였던 분과 함께 사진 한 장! 이 분은 맨체스터 출신으로 선발되어 이번 성화봉송 주자가 되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33번, 34번, 35번, 36번이 차례대로 앉아서 기념사진! 이때 남긴 사진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8시부터 9시 사이에 뛰는 모든 성화봉송 주자들
등록을 마치고, 기념사진도 찍은 후, CP를 나와 버스를 타러 갔다. 성화봉송 주자는 별다른 소지품을 가지고 갈 수 없었으므로 이 이후의 사진은 함께 갔던 와이프 보링보링이 찍어주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버스에서 내릴 곳은 박물관 앞이었는데, 주변으로 주택이 많아서였는지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안을 쳐다보며 손을 흔드는 사람들에게 나도 열심히 손을 흔들며 인사해주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아이들이 이런 진지한 표정으로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을 때, 내가 타고 있던 버스가 도착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성화를 들고 나온 내 모습. 열심히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들에게 나 역시 손을 흔들어주기 바빴다. 처음에는 내리자마자 사람들의 사진 세례를 받고 좀 당황스러웠지만, 한편으로는 꽤 기뻤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내가 이곳에 내리는 것을 환영해 주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지금 이 시간이 내게는 더 특별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 찰~칵!
이외에도 정말 많은 아이에 둘러싸여 사진을 찍었다. 릴레이 포인트에서 내려서 다음 성화 주자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약 10~15분 정도의 시간이 있었는데, 이 짧은 시간 동안 사진을 찍은 사람의 숫자가 족히 100명 이상은 되지 않았나 싶다. 특히 아이들이 90%에 가까웠지만, 그중에는 성인도 몇 명 끼어있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너무나도 귀여운 아이들의 다양한 표정. 이들이 찍은 사진을 나중에 내가 받을 확률은 아마 0%겠지만, 저들의 앨범 속에 내 사진이 들어 있을 것을 상상하면 한 편으로는 조금 뿌듯하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아예 아기를 내게 떠맡기고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아이는 성화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금색으로 반짝이니까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중에 커서 이 사진을 보면 무슨 생각을 하려나. ^^ 그렇게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진행요원이 사진을 그만 찍어 달라고 요청했다. 그 의미는 이전 성화봉송 주자가 가까운 곳에 도착했다는 것!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먼저 성화봉송 주자의 주변을 함께 따라 달리는 러너 중 한 명이 도착해서 자기소개를 하며 인사를 했다. 이 사람은 1시간 코스 내내 성화봉송 주자를 따라 뛰면서 그들이 제대로 갈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사실 시간이 촉박하다고 엄청나게 재촉하는 역할도 했다. (-_- ); 덕분에 천천히 가고 싶었는데 엄청나게 빨리 뛰게 한 사람….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가볍게 인사를 건넨 후 성화의 가스 밸브를 열어 가스가 나올 수 있도록 했다. 그래야 성화에서 불이 이어져 달릴 수 있게 되는 건데, 신기한지 어깨너머로 슬쩍 쳐다보는 사람도 있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그리고 잠시 후 35번 성화봉송 주자가 도착했다. 저렇게 성화를 마주 대고 조금 있으면, 성화에서 나오는 가스 때문에 바로 다음 성화로 옮겨붙는다. 저 자세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약 30초간 포즈~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이전 성화 주자의 불이 꺼지자, 성화를 들고 달리기 시작했다. 사진에는 불이 안 붙어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활활 불타오르고 있었다.
![[영국 여행] 내 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세계인의 축제 '성화봉송'에 참가하다!](http://t1.daumcdn.net/tistory_admin/static/images/no-image-v1.png)
그렇게 성화를 들고 300m가량을 달렸다. 옆에 있는 러너가 엄청나게 재촉하는 바람에 빨리 달려서, 달리고 있는 모습이 찍힌 영상은 거의 없다. 좀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하는 안타까움도 조금 있었지만, 생각해보니 달리는 순간에는 그 순간 자체에 취했던 것 같다. 3~4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될 것이다.
마지막 목적지까지 달린 뒤에 다음 주자에게 불을 건네주고 나는 픽업 버스에 올라탔다. 여느 주자들과 같이 버스에 올라타자 이미 달렸던 사람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 순간이 감동적이어서 우는 사람도 있었고, 나처럼 감동에 벅차올라 어쩔 줄 모르는 사람도 있었다. 성화를 들고 뛰기 전까지만 해도 아무 느낌이 없었는데, 달리는 순간부터 마무리되는 순간까지 그야말로 톱스타가 부럽지 않았던 20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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