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밍과 함께한 '유진희'님의 해외여행 로밍 이야기 함께 하세요.
내게는 커가면서도 고쳐지지 않는 불치병이 하나 있다.
나이가 들고, 건강해지면 점점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져간다.
이젠 그 불치병이 나의 삶의 목표가 되었고, 꿈이 되었다.
그리고 그 꿈을 위해 난 오늘도 열심히 일한다.
일 년에 두 번 나는 온전히 나만의 여행을 떠난다.
나를 알지 못하는 세상속으로 들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이곳저곳을 신기한 눈으로 돌아본다.
그리고 그 세상의 틈바구니 속에서 난 내가 살아가는 이유와
일상에서는 맛볼 수 없는 색다름을 접한다.
그래서일까 단체여행보다는 개별여행을 더 선호한다.
그리고 완벽한 계획은 세워서 여행을 떠나기 보다는
발길 닿는 대로 자유스럽게 다니는걸 더 좋아한다.
이러한 나의 특성 때문에 해외나가서도 집에 전화를 잘 하지 않았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주장하며, 때론 시차를 이유로,
전화가 없는 오지라며 이런 저런 핑계로 한국과의 소통을 거부했었다.
맨 처음에는 불안해하고, 근심하던 부모님들도 10년째 그런 나의 여행 패턴에
어느 정도 익숙해지셨는지, 이젠 별 걱정하지 않으셨다.
그러다가 나의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게 한 사건을 경험하게 되었다.
2004년 12월 발리 여행 때였다. 추운 한국에 있기 싫어
따스한 남쪽나라로 훌쩍 떠나버렸다.
항상 그랬던 일주일정도였기에 당연히 연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12월 26일 생각지도 못했던 쓰나미가 동남아시아를 덮쳤다.
물론 내가 있던 발리는 수마트라 섬과 푸켓이 있는 곳의 반대편이어서
아무런 피해 없이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그때 우리 역시 발리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하며,
유유자적하고 보냈었다. 그리고 서울에 들어왔다.
공항에 도착했다고 전화한 순간 엄마의 울먹이는 목소리를 들었다.
쓰나미와는 관계없는 곳이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회사와 집에서는 난리가 난 모양이었다.
특히 나와 같은 시기에 회사 동료 한명이 푸켓에 나와 똑같은 일정으로 놀러갔다.
다행히도, 가까스로 화를 피한 그녀는 핸드폰을 로밍해서 가져갔었다.
그래서 자신의 생사여부를 바로 즉시 알리고, 연락이 안 되는 나를 걱정했다고 한다.
정작 사고 현장에 있었던 회사동료보다
연락이 되지 않았던 나 때문에 회사에서는 더 비상이었다고 한다.
그 후로 여행을 갈 때마다 난 새로운 버릇이 생겼다.
바로 핸드폰 로밍이다. 어디에선가 일어날지 모르는 천재지변이 무서워
나의 치료약인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지만,
그때를 계기로 느낀 것이 최소한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 하나쯤은
마련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무슨 일이 생길 때 내가 바로 도움을 청할 수 있고,
나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119서비스와 같은 의미로
지금은 여행갈 때 제일 먼저 핸드폰 로밍을 챙기곤 한다.
발리 여행후, 다음 태국 여행 때도, 그리고 캐나다 여행 때도 로밍을 연결해갔다.
그 덕분에 태국에서는 갑자기 발생한 출장의 일정을 전화로 조정할 수 있었고,
캐나다 휘슬러에서 갑작스레 스키 플레이트에 문제가 발생 했을 때는
같이 간 여행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할 수 있었다.
지금도 해외에서 나의 여행을 방해하는 대부분의 전화는 무시한다.
무료로 제공되는 발신자 서비스 덕분에 가능하다.
물론 방해받기 싫어하는 나의 성격을 알기에 다들 급한 일이 있을 때면,
일부지역에서 가능한 무료 문자 서비스를 이용하여, 내용의 요점을 먼저 문자로 보낸 후 통화한다.
세상 속에서 느끼는 온전히 나 혼자라는 완벽한 자유로움.
지금도 그리고 이후로도 나는 그 즐거움을 포기할 생각은 결단코 없다.
그 자유가 소중한 만큼 그 자유를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핸드폰 로밍!~
아마 내가 불치병에서 벗어서 치료약이 필요하지 않게 되는 그날까지
나의 여행에서 항상 함께 할 것이다.
'일상 속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T로밍 후기 당선작] 티로밍과 함께 상해,항주,소주를 다녀와서~~^^ (0) | 2008.02.18 |
---|---|
[주말여행] 잊지못할 대관령 양떼목장의 아름다운 풍경! (2) | 2008.02.15 |
[맞벌이부부] 맞벌이부부의 행복한 자산관리 - 재테크 노하우 (0) | 2008.02.14 |
[가수 '비' ] 배우 정지훈 - 헐리우드 영화 '닌자암살자' 주연 발탁! (0) | 2008.02.13 |
[자랑스러운 국보1호 숭례문] - 잿더미로 변한 숭례문을 향해 애도의 마음을 보냅니다. (1) | 2008.0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