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로밍]호빵맨의 고장 시코쿠 고치(Kochi)현, 이웃 일본의 사람들을 만났던 그곳

일상 속 여행/중국 / 일본 2011. 4. 13. 13:50



Kimuraya의 다이야키 '도미빵BGM' 어떠신가요? 갑작스런 영상에 놀라게 해드렸지만 여행지에서의 낯설은 기분을 즐겁게 공유해보길 바라는 저의 무례함이니, 한 번 눈감아주세요. ^^ 지난 번 노민에게 계획없이 떠나는 여행의 몇가지 방법으로 시코쿠 고치현을 소개해드렸는데요. 그 이후 안타깝게도 일본 동북부 지진재해와 함께 일본에 대한 여행에세이가 시기적절(?)한지 고민을 조금 했습니다. 피해복구, 또 방사능오염걱정으로 국내에서도 이웃나라를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한 요즘, 오늘은 그에이은 시코쿠 고치(Kochi)현의 두번 째 추억담을 꺼내볼까 해요.

결론부터 말해 다시, 일본에 가고싶다는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무엇때문일까요? 생소한 일본의 남쪽도시,
하리마야바시 아케이드 상점가에서 퍼지는 Kimuraya의 노래를 틀어넣고 저와함께 그곳의 사람들을 만나보시죠.



인물사진은 조심조심


호빵맨 노면전차가 대기하고 있는 고치역 플랫폼의 사람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홀로 훌쩍 떠난 여행이었기 때문에 제 모습보단 바라보는 시각의 구도가 더 많은데요. 인물을 거의 촬영하지 않는 제가 아이가 너무 예뻐 저도 모르게 셔터를 누르다가 혼이 날뻔한 사연이 있습니다. 물론 위 이미지는 해당되지 않고요(모션으로 사진을 찍어도 되는지 양해를 구했습니다). 여행지에서 만난 가이드님 조언에 따르면 사생활침해와 보안문제가 이슈 되고 있기에 민감하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서운했나 하면 또 그런것도 아닌것이 대부분은 오해 없이, 그곳 사람에게 받아온 따스한 친절함이 제법 여운으로 남아 있거든요. 오늘의 주제는 아마도 일본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암튼, 인물 사진찍기 전에는 꼭 '허락'을 받으세요(당연한 거지만). ^^



조용하고 멋스러운 마을


제가 방문했던 시코쿠 고치는 조용하게 멋스러운 마을이었습니다. 역 주변에 비지니스 호텔들이 제법 많이 있는데 저와 함께 여행을 온 가족단위 내국인들도 눈에 많이 띕니다. 타국에서의 조식이라니 괜히 운치 있어 보이는데요. 숙박 첫날, 무선랜을 제공하는 이곳에서 와이파이가 연결되지 않아 잠시 난감한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스마트폰을 가지고 애꿎게 프론트데스크에 달려가 통하지 않는 언어로 서로 땀방울 흘렸을 거예요. 우연히 보안키를 '대문자로' 입력하는 과정에 급속히 해결되었는데, 저보다 어찌나 좋아하시던지 로비를 지나치거나 체크아웃할 때 활짝 웃어주시던 그 친절한 미소를 잊을 수가 없네요. ^^


 


고치역 중심의 도보 여행


고치역을 중심으로 맘만 먹는다면 고치성을 비롯한 주요관광명소를 도보로도 충분히 돌아볼 수 있는 곳입니다. 깨끗한 거리와 함께 사람들의 표정이 제법 밝아요. 이날이 아마 새해 첫 날이라 가족단위 관람객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도보 위에서 만난 사람들, 여행객의 특권마냥 지도하나 꺼내 들고 위치를 묻곤 하면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 한 번쯤 만나보셨는지요? ^^




동백꽃과 낮은 담벼락을 따라 걷다 산스이엔이라는 호텔에 들러 온천(스이사이사쿠)만 이용하겠다고 말하는 참입니다. 로비에서 2층 입구까지 직접 인솔해주시며 슬쩍 한국에서 오셨냐하시며 부끄럽게 인사를 건네시는데, 혼자 온 여행이지만 현지에서 친구를 얻은 듯 얼마나 반갑던지요ㅎㅎ. 




" 안녕하세요! 사진 한 장 찍을께요~ "
" ooooo, (네, 물론입니다) "




혼자만 알고 싶은 고치의 동네식당


저녁나절 배가 고파 무작정 동네골목을 뒤지다 찾아 들어간 4-3번지, 동네식당.
혼자만 알고 싶은 맛집을 발견했습니다. 전에 비가 쏟아지자 덥석 우산을 가져가라시는 주인아주머니 이야기를 했지요. 메뉴판을 봐도 일어로 표기된 음식을 알 수 없어 한참을 두리번거리다 " 돈부리 "하고 주문을 했는데,
보온병 한가득 따라주신 녹차와 상상만으로 군침 도는 푸짐한 밥상. 낯선 곳에서 어머니를 뵌듯한 감흥이었습니다.




다양한 맥주에 정신이 혼미해진 마트에서도 친절과 따뜻한 인사만은 알아듣습니다.
카드결제는 되지않아 " 선생님, 죄송합니다(센세, 쓰미마셍). " , " 고맙습니다(아리가도 고자이마스) "
외국여행에 '말:'이 통하진 않아도 사람들과의 인사교류가 있어 그나마 두려움은 덜합니다.





시코쿠 고치에서 만난 호텔리어님, 식당에서의 어머님, 노면전차에서의 할아버지 기사님, 고치성에서의 가족들.
준비되지 않던 만남으로 더욱 떨리고 애틋한 여행에서의 사람들. 그때 그 사람들, " 잘 지내고 계시나요? "
Kimuraya의 도미빵맛을, 반갑게 맞이하던 낯선 친구의 수줍은 미소를 잊을 수 없습니다.
. . . 피해로, 이웃 일본에 가기 어렵다 하지만 저는 차창 밖 여행사진을 통해 지금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우리는 여행을 통해 자신을 본다
세상과 마주서는 법을 배우는 자신을,
일말의 두려움을 떨쳐버리기 위해
눈을 부릅뜨는 자신을, 그렇게 세상과 마주쳐서 부릅뜬 눈으로 바라본 세상의
풍경을 자기만의 가슴으로 담아내려는 자신을 "  -체게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