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로밍 후기 당선작] 스포츠뉴스 기자라도 된듯...

일상 속 여행 2008. 5. 30.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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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T로밍 이용후기 당선작으로 '정충길'님의 이야기 입니다.
로밍과 함께한 '정충길'님의 해외여행 로밍 이야기 함께 하세요



내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의 본사가 독일 도르트문트에 소재해 있기에
1년에 한두번은 독일 출장을 가게 된다. 출장시에는 늘 SK텔레콤의
로밍서비스를 이용하여 한국에 상황을 보고 받고 나도 또한 상사에게
본사에서의 회의 진행 상황을 보고하곤 했다.

3월 17일 공식적인 일정을 다 끝내고 기차를 타고 라인강을 따라
프랑크푸르트로 갔다. 다음날 저녁 7시 20분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하는 비행기편으로 귀국할 예정인데 프랑크푸르트에서
고교동창을 만나려고 하루 일찍 거기로 갔다.

도르트문트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 빠른 기차로는 2시간 채 안 걸리지만
경치 구경할 요량으로 라인강 따라 둘러가는 기차편을 이용했다.
날씨는 조금 흐렸고 라인강은 지난 겨울 내린 눈이 녹아서
흙탕물이 되어 흐르고 있었다. 강 저편의 언덕에 가끔씩 스쳐
지나가는 성들과 그림 같은 강변의 마을을 감상하다 보니 핸드폰이 울린다.
프랑크푸르트의 친구다. 도착시간에 프랑크푸르트역 플랫폼에 나와 있겠다고 했다.
독일에서는 기차역의 개찰구가 없어서 마중과 배웅이 쉽다.
그리고 기차표에 도착하는 플랫폼 번호가 나와 있기 때문에 만나기가 더 쉽다.

원래 호텔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친구는 굳이 기차역에 나오겠다고 하니 고맙다.
로밍서비스가 있으니 이렇게 약속을 유연하게 바꿀 수 있으니 좋다.
프랑크푸르트역에 도착하니 친구는 예의 그 환한 미소로 나를 맞이 했다.


우리는 근처의 한식당에 갔다. 며칠 만에 처음 먹는 한식이라 무척 맛있었다.
맥주 한잔에 독일의 소주격인 쉬납스도 몇 잔 더하니 기분이 얼큰해진다.
식사를 마치고 예약해 둔 호텔에 체크인한 후 근처 맥주집에서
몇 잔 더하며 친구와의 회포를 풀었다.


다음날인 토요일 아침에 친구가 호텔로 와서 우리를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하이델베르크로 데리고 갔다. 날씨가 아주 좋았다.
친구는 이런 날씨를 본 적이 언제였는지 까먹었다고 너스레를 뜬다.
하이델베르크에는 아주 멋진 성이 있었다.
성 위에서 내려다 보는 도시가 너무 아름다웠다.
하이델베르크대학이 도시에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낭만적이었다.
성 안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통과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약국이 있다.


하이델베르크 구경을 짧게 하고 우리는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왔다.
그날 마침 차두리가 속해 있는 프랑크푸르트팀과 안정환이 속해 있는
두이스부르크팀의 축구 경기가 열리기에 우리는 그것을 보기로 한 것이다.

경기 시작은 3시 반, 비행장이 축구장에서 멀지 않기에 시합을 보고
바로 비행장으로 가면 될 터이다. 축구장에서 멀찌감치 차를 주차하고 걸어서
15분쯤 가니 매표소가 나왔다. 가는 동안 축구팬들이 삼삼오오 떼를 지어
경기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였다. 맥주를 미리 한 잔 하는 모습들도 많이 보였다.
그리고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생리현상을 길 옆 숲에서
바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니 우리가 예비군 훈련 받을 때 하는 모습과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핸드폰으로 한국에 전화를 했다. 유럽 축구에 열광적인 친구에게 차두리와
 안정환의 시합을 볼 예정이라고 하니 그 녀석이 뒤집어진다.
시합 끝나면 전화를 해 주마 하고 전화를 끊었다.


관중석에 들어서니 응원 열기가 뜨겁다. 프랑크푸르트팀 응원석 뒤에 앉아서
우리도 응원을 함께 했다. 실망스럽게도 차두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출전하지 않았고
안정환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나왔다. 안정환의 활약은 좀 부진했지만,
골이 많이 터져 경기는 무척 재미있었다. 5대2로 프랑크푸르트의 승리.
열광하는 홈팬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잠도 안 자고 내 전화를 기다리고 있을 한국의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선수의 활약상과 스코어를 이야기 해 주었다.
많은 점수에 너무 재미 있었겠다며 부러워한다. 그래도 녀석은 누구보다도 먼저
그 소식을 알게 되어 기분 좋다며 히히덕거린다. 마치 스포츠뉴스 속보를 전하는
기자가 된 듯해서 나도 기분이 우쭐해졌다.
나와 내 친구에게 이런 즐거움을 준 로밍서비스, 참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