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여행] 일본의 문화와 열차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 '고야산'

일상 속 여행/중국 / 일본 2011. 11. 24. 13:29
고야산을 아시나요? 오사카 근처에 있는 이곳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었고, 일본 불교계의 성산(聖山)으로 손꼽힌 곳입니다. 레디꼬 님께서 독특한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고야산 여행기와 함께 당일 여행 팁을 소개해 주셨는데요. 레디꼬 님과 함께 고야산으로 떠나볼까요?

글/사진: 레디꼬[여행은 준비하고 떠나야 제맛, Ready Go]


오사카의 대표적인 근교여행지는 교토, 나라, 고베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여행 가이드북에 오래전부터 소개되기도 했고, 가이드가 동반한 패키지 여행상품도 흔히 ‘오나교’라 부르며 오사카, 나라, 교토를 방문하기 때문에 이 지역들이 떠오르지만, 자유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새롭게 떠오르는 멋진 근교여행지가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고야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일본 불교계의 성산(聖山)인 고야산은 일본 스타일의 템플스테이를 통해 우리와는 조금 다른 일본의 불교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깊은 산 속에서 트래킹을 즐길 수도 있고, 이곳까지 연결되는 특별한 관광열차도 여행객들에게 어필하고 있습니다.

급행열차

오사카 시내의 남쪽 중심인 남바역에서 난카이 전철(南海電鉄)이 고야산까지 열차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터미널 역구조의 남바역 4번 플랫폼에서 출발하는 급행(急行) 또는 특급 고야(特急こうや)열차를 이용해 고야산의 입구인 고쿠라쿠바시(極楽橋)역까지 이동할 수 있습니다.


특급 고야

급행열차를 이용하면 고쿠라쿠바시까지 약 90분. 급행열차는 스롯토 간사이패스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스롯토 간사이패스를 이용하고 500엔의 추가요금을 내면 특급 고야를 이용할 수 있는데 소요시간은 약 70분이고 보다 편안한 좌석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등산열차

고야산역

고야산역


고야산역에서 중심지까지 연결되는 버스

고야산역에서 중심지까지 연결되는 버스


고쿠라쿠바시에서 고야산역까지는 급경사를 오르는 등산열차를 이용하고, 다시 고야산역에서 고야산의 중심부까지는 버스로 약 10분 정도 소요됩니다. 남바에서 고쿠라쿠바시까지 열차, 고쿠라쿠바시에서 고야산역까지 등산열차, 고야산역에서 고야산 중심부까지는 넉넉하게 2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다행히도 열차, 등산열차, 버스 모두 스롯토 간사이패스로 탑승을 할 수 있습니다.

관광열차 텐쿠


만약, 열차 여행에 관심이 있는 여행객이라면 남바역에서 고쿠라쿠바시까지 중간에 있는 하시모토(橋本)에서 내려서 난카이선의 인기 관광열차인 텐쿠(天空)를 이용해서 고쿠라쿠바시까지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컴파트먼트형의 박스석을 제외한 모든 일반 좌석이 한쪽 창문을 바라보고 있는 텐쿠는 하시모토부터 고쿠라쿠바시역까지 완만한 경사를 오르며 산속을 달리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열차입니다.

객차와 객차 사이에는 창문도 없어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고야산으로!!

여인당

여인당



서기 816년 쿠카이(空海) 홍법대사(弘法大師)가 고야산을 개창한 이후 10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고야산에는 여자들의 입산이 금지되었었다고 합니다. 고야산에는 7개의 입구가 있었는데 그 입구의 앞에는 고야산에는 들어갈 수 없는 불심이 깊은 여인들을 위해 설치한 기도소가 있었는데 이를 여인당이라 불렀습니다.

여인당에서 중심부까지 연결되는 삼나무길

여인당에서 중심부까지 연결되는 삼나무길


1872년 고야산에도 여자들의 입산이 허용된 이후 고야산역에서 버스를 이용해 고야산 중심으로 가기 직전에 있는 후도자카구치(不動坂口, 언덕)에 있는 여인당을 제외하고는 모두 철거되었습니다.

도쿠가와이에야스 영묘

도쿠가와이에야스 영묘


여인당에서 내려 고야산 중심지까지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모시고 있는 사원을 비롯해 몇 개의 사원들이 있어 버스에서 내려 산책하듯 걸어가는 것도 추천합니다.
 

인포메이션 센터32

인포메이션 센터


음성가이드 기계

음성가이드 기계


고야산의 중심지에 자리 잡고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고야산의 여러 유적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는 음성가이드 기계를 렌탈해주고 있습니다. 물론 한국어 서비스도 가능하며 120곳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있어 렌탈비 500엔이 아깝지 않습니다.


단상가람 일대





일본 불교계의 성산으로 불리는 고야산의 성지는 크게 단상가람(壇上伽藍)과 오쿠노인(奥の院)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야산을 창건한 쿠카이 호법대사가 이곳에 대탑(大塔), 콘도(金堂) 등의 불교 건축물들을 지은 곳인 단상가람(壇上伽藍)은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서쪽에 자리잡고 있고, 상점가, 식당을 보며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어 가벼운 기분으로 산책하기 좋은 곳입니다.



쿠카이 호법대사가 고야산 창건 이후 정신통일을 위해 잠시 외부와 연을 끊는 입정(入定)에 들어간 곳인 오쿠노인(奥の院)은 중심지에서 동쪽에 있습니다. 이치노하시(一の橋)부터 나카노하시(中の橋)를 지나 오쿠노인까지 이어지는 참배길을 따라 산책하듯 갈 수도 있지만, 평지가 아니고 비슷한 느낌의 묘비가 반복해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금 지겨울 수도 있습니다. 고야산역 또는 중심지의 인포메이션센터에서 버스를 이용해서 나카노하시(中の橋)까지 간 후 오쿠노인으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UCC커피의 묘비

UCC커피의 묘비


샤프의 TV모양을 하고 있는 묘비

샤프의 TV모양을 하고 있는 묘비


오쿠노인까지 이어지는 참배길에는 수많은 무덤, 공양탑 등이 이어지는데, 회사를 가족처럼 생각하는 일본의 기업문화를 반영하듯 기업의 무덤도 있습니다. 일부 기업들은 그 기업의 이미지를 반영한 개성있는 묘비들을 세워두고 있는데, UCC커피, 샤프의 묘비가 가장 기억에 남네요.


고야산을 방문하는 것은 당일치기도 좋지만, 가장 추천하고 싶은 일정은 역시 이곳에서 숙박을 하는 것!

고야산에는 슈쿠보(宿坊)라 하는 일본의 전통 숙소인 료칸(旅館)과 비슷한 숙박시설이 있습니다. 료칸도 실은 아주 오래전 수행을 하기 위해 곳곳을 다니던 스님들의 잠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그러한 의미에서 슈쿠보를 료칸의 기원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슈쿠보에서 숙박을 한다는 것은 일본식 템플스테이를 한다는 것고, 일본의 불교음식인 정진요리를 맛보며, 이른 아침(보통 6시~6시30분)에는 스님들과 함께 불공을 드리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다다미 객실을 이용하고 있고, 토코노마라는 실내 장식 공간도 있어 료칸과 슈쿠보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바로 슈쿠보에는 객실의 열쇠가 없다는 것!!  불교 사원에 안에 있는, 스님들이 운영하는 숙소이고, 마음의 정화를 하기 위해 이곳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열쇠가 필요 없다고 하네요. 어쨌든 조금 신기한 기분입니다.





기본적으로 료칸에도 정원들이 있지만, 고야산 슈쿠보의 정원만큼 훌륭한 정원을 갖고 있는 료칸들은 일본 전국에서도 손꼽을 만큼 찾아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당일치기로 고야산을 방문하는 경우, 단상가람과 오쿠노인을 전부 둘러보기 위해서는 오사카에서 오전 일찍 출발을 해야하며, 오쿠노인에서 단상가람까지 1회 정도는 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야산에서 버스를 타는 것도 스롯토 간사이패스를 이용할 수 있으니 고야산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반드시 스롯토 간사이패스를 구입하세요. 가격은 3일권 5,000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