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면 뭐가 생각나시나요? 노민은 아무래도 베트남 쌀국수가 제일 먼저 생각나요. 이제는 우리 한국사람에게도 익숙한 음식이 된 베트남 쌀국수. 하지마 현지에서 먹는 베트남 쌀국수는 좀 남달랐답니다! 노민이 만나고 온 본토의 베트남 쌀국수를 소개할게요!

호찌민의 분주한 아침. 오토바이를 한쪽에 세워놓고 정장 차림으로 쌀국수를 먹는 비즈니스맨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어요. 개발 열풍으로 광장에 고층 건물이 들어서고, 거리가 오토바이의 매연으로 가득 차는 동안에도 아침마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사람들이 뜨거운 김을 훌훌 날리며 미끈한 쌀국수 가락을 맛있게 넘기는 풍경은 변하지 않았거든요. 가느다란 면발과 뜨끈한 국물로 속을 든든하게 만들어주는 쌀국수는 과장하자면 호찌민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퍼’라고 하는 쌀국수는 원래 하노이를 중심으로 한 베트남 북부 음식이었다고 해요. 1954년 하노이에 공산 정권이 들어서며 모든 식당이 국영화된 것을 계기로 북부의 수많은 음식점 주인들이 남쪽으로 피난 와 호찌민에 자리를 잡았거든요. 그렇게 유입된 쌀국수는 혼란스러웠던 베트남의 근대사와 맞물리며 세계로 퍼져나가게 됐고, 한국에도 상륙하게 된 것이죠.

전 세계를 떠돌며 다양한 얼굴로 변화되고 있는 쌀국수, 호찌민에서는 과연 어떤 맛인지 궁금했어요. 현지인처럼 거리에 놓인 식탁의 작은 의자에 앉아 소고기 쌀국수 ‘퍼보’를 기다리는데,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았어요.
조리법이 정말 간단하거든요. 삶은 국수 위에 덜 익은 소고기를 얇게 썰어 올리고 거기에 뜨거운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물을 부으면 끝!
붉은 살을 드러내던 소고기가 순식간에 먹음직스러운 색으로 변하며 진득한 육즙을 내뿜는 순간! 숨 죽어 있던 면이 생기를 찾아요. 라임과 민트, 숙주를 넣자 진한 고기 국물에 독특하고 중독성 강한 향이 더해지죠. 부드러운 면이 흐느적대며 목구멍으로 후루룩 넘어가는데! 캬아~ 지금도 생가갛면 침이 ㅠ_ㅠ! 육수는 한국에서 맛보던 것보다 3배는 더 진한 것 같았어요.

국수 종류는 가장 흔한 흰색 쌀국수와 쌀과 녹말 가루를 섞어 만든 투명한 국수, 노란색 밀국수 등 가지각색이며, 맑은 국물과 함께 나오기도 하고 국물 없는 비빔면 형태도 있다.
베트남계 이민자가 주로 정착한 미국과 프랑스는 물론이고 이제는 전 세계에서 중국 음식만큼 쌀국수가 보편화되어 있다.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을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쌀국수의 간편한 조리법과 균형 잡힌 영양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영국과 미국에서 활동하다 이곳 음식에 반해 하노이에 레스토랑을 내고 베트남 음식을 연구하고 있는 셰프 바비 쉰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쌀국수의 풍미에 흠뻑 빠져 2주간 쌀국수만 먹었다고 해요. 베트남 쌀국수가 세계인들에게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겠죠?
한 달간 패스트푸드만 먹었던 영화감독 모건 스펄록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르고 체중이 11킬로그램이나 느는 부작용을 겪었지만, 쌀국수를 먹은 이후로 3킬로그램을 감량했을 뿐 아니라 몸이 전체적으로 건강해졌다고도 하더라고요.
쉽고 빠르게 조리할 수 있는 건강식, 베트남 쌀국수! 바쁜 현대인을 위한 건강한 패스트푸드라고 할 수 있겠어요. 베트남에 가게 된다면 쌀국수를 꼭꼭 맛보시길 바라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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