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온스 Neons [a-809] : 작은방 손님과 어머니

T로밍 이벤트 2010. 5. 19. 15:05


Neons -
별의 노래


# a-806. Intro

 

정확하진 않지만, 두 달 정도 만에 집에 들어온 것 같다.
그 동안 부모님께 전화 한 통 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나를 찾는 전화가 온 적도 없다.
집이나 가족이 그리워진 것은 아니고, 알맞게 냄새 나는 체크무늬 이불 속의 포근함이 필요했다고나 할까?
나름 낭만적이었지만 결론 없었던 허무한 여행으로 지쳐있었고, 그냥 끝없이 잠들고 싶었다.

 

초인종을 누르긴 싫었는데 다행히 대문 비밀번호는 그대로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안방을 들여다보니 어머니께서는 주무시고 계신다.
사실 마주쳤더라도 고개만 꾸벅 하고 도망가듯 방문을 닫고 갇혀버렸을 것이다.
죄송하고 부끄럽고 할 말도 없어서.
난 지금이 행복한데, 타인이 보기에는 대책 없는 백수일 뿐이니까.

 

책상 위 오디오에 먼지가 많이 쌓여있다.
어떤 CD가 들어있는지 모르겠지만, 무작정 플레이를 눌렀다.
떠나기 전 내 방에서 마지막으로 들었던 것은 늘 그렇듯 <Neons>의 앨범이었나 보다.
볼륨의 최고 수치는 30인데 난 항상 22정도가 적당하더라.
오래간만에 울려 퍼지는 묵직한 음악에 창문과 창문 틀이 놀래서 덜덜거렸다.


첫 곡 '별의 노래'가 절정에 이를 무렵, 밖에서 뭔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급히 음악을 멈추고 이불 속으로 파고 들어 죽은 척 했다.
잠시 후 방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어머니의 모습이 보였고, 난 눈을 감고 숨을 죽였다.
어머니께서는 오디오 주변을 서성이시다가
, 아무 말 없이 침대 위 내 옆에 와서 앉으셨다.

항상 이런 식이다
.


'
차라리 깨워서 욕을 하시지. 왜 그렇게 사냐고 소리라도 지르면서...'

 

어머니께서 나가시고, 내 방에 다시 침묵이 흐른다.
갑자기 서럽고, 갑자기 바보 같다. 너무 조용하고, 너무 답답해졌다. 음악이 필요하다.
다행히 리모컨은 손에 닿는 곳에 있었다.
다시 음악을 플레이 시켰지만, 지금 기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너무나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설명할 수 없는 마음으로 심장이 쿵쾅거린다.

볼륨을 더 높이고 있다
.
28, 29, 30.
더 이상 올릴 수도 없다.
터질 것 같은 마음에 이불을 뿌리치고 침대 위에 일어섰다.

 

Neons – 첫 눈에 반한다는 그런 말을 나는 믿어

 


나도 모르게 침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다
.

영화
'마더(Mother)'에서 춤추던 혜자의 마음과는 다르겠지만 나도 지금 춤을 춘다.
낡은 침대의 스프링은 낑낑거리고 나는 더 멋지게 몸과 마음을 흔들어 본다.
<Neons>
의 사운드에 몸을 맡기고 점점 더 높이 솟아 오르니, 곧 천정에 머리가 닿을 것 같다.

'닿으면 어떠하고
, 천정을 뚫어버리면 또 어떠하리.'

 

그런데 이 상황은 도대체 무엇일까?
분명히 천정에 머리가 부딪혀야 할 타이밍이 지났는데, 충돌이 있거나 아프지 않다.
그 순간 음악 소리에 놀란 어머니께서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오셨다. 어머니께서 방안을 둘러보신다.
멈추고 싶어졌는데 몸과 마음이 분리되었는지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이상하다
. 난 계속 춤을 추고 있는데, 어머니의 눈에는 내가 전혀 보이지 않는 듯 했다.
무표정으로 멍하니 계시던 어머니께서는 오디오 전원을 끄시고 밖으로 사라지셨다.

 

문득 두 달 전 내가 여행을 떠나던 바로 그 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날도 오늘과 같았다.

나는



증발해버렸다
.


 


# a-807.
네온스

 

세상에는 두 가지 댄스음악이 있지. 춤을 추는 댄스음악과 춤을 추게 하는 댄스음악.

좀 더 구체적으로 하나는 훈련된 율동으로 포장하고 보여주기 위한 댄스음악이라면,
또 하나는 그 음악 주변 모든 것들이 각자가 느끼는 그대로 춤을 추게 만드는 댄스음악인데

 

지금 소개하는 '네온스'(Neons)의 음악은 후자의 상황을 잘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


춤이 아니라도 좋고
, 아무런 움직임이 없어도 좋아.
신나든 우울하든 기분이나 취향에 맞게 알아서 움직이게 될 것이고, 그 느낌이 결코 나쁘진 않을 거니까.

 

2004 8, 비가 아주 많이 내리던 날이었어.
무대 위에는 3인조 밴드로 보이는 사람들이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지.
어떤 음악을 들려줄 분들인지 아무런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그들은 연주를 시작했고

첫 곡을 듣던 당시 내 기분을 표현하자면
에너자이저 건전지 100개의 (+) 꼭지를 모아서 혓바닥에 한꺼번에 문지르는 그런 짜릿함?

 

* 2004년 공연 中 : 흔들리는 무대와 올바른 사진 1장 남길 수 없을 정도의 현장 인증샷



그 날 밤, 빗줄기 사이로 사십팔색 찬란한 네온사인이 뭉그러져 빛나고
, 나는 밤새 춤을 추었지.

3
인조 밴드의 이름은 몽구스(Mongoose).
몽구스는 몬구(82년생, 보컬/키보드), 링구(86년생, 보컬/드럼), 슈샤드(74년생, 보컬/베이스)
이렇게 3명으로 구성되어 있는 슈퍼모던복고퓨처그루브펑크소울아날로그디지털밴드로 소개할 수 있는데
'네온스'는 몽구스의 리더인 몬구의 솔로 프로젝트라고 보면 되겠어.
다시 정리하면
몽구스라는 밴드가 있는데
몬구가 '네온스'고, 링구는 몬구의 친동생이며, 슈샤드는 영국에서 온 아는 형님?

* 네온스의 탄생 (사진출처 - '네온스' 블로그 http://blog.naver.com/wordsareevil/40105464369)

아무튼 몬구는 몽구스 활동을 시작으로, 본인의 음악적 욕구를 채워나가기 위해서
서로 다른 음악을 하는 스타리아이드라는 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며
이제는 '네온스'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한거지.

그리고 몬구의 동생 링구는 '네온스'의 친동생인데 얼마 전에 군대를 갔다가 왔나봐.
링구 역시 몽구스에서는 드러머로 활약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음악을 위해
레오폰
(Leopon)이라는 이름으로 군입대 바로 직전에 앨범을 완성하고 훈련소로 떠났다지.

 

 

# a-808. 급마무리

 

.. 복잡한 과거를 가진 '네온스'를 설명하려니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는구나.
우리 그러면 일단 다같이 위의 내용을 종합 정리하는 의미로 몽구스와 레오폰의 음악을 한 곡씩 감상하자.

아무래도 네온스의 음악과 함께 몽구스의 음악도 함께 들어보면 훨씬 즐거울 수 있을테고
몬구와 링구, 두 형제가 추구하는 음악을 비교해서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

결론은 '네온스'에 대한 음악적 역사적 자세한 소개는 아래에서 공식 자료를 통해 이해하자꾸나.

그리고
삘 받으면
함께 춤추자!



몽구스
- 나빗가루 립스틱




레오폰
- 내 손을 잡아요




# a-809. outro

 

로맨틱하고 그루브감 넘치는 댄스 뮤직 유닛 ‘네온스’의 첫 EP 앨범 [a-809] 발매!!

Neons [a-809]

01. 별의 노래

02. 첫눈에 반한다는 그런 말을 나는 믿어

03. 혼잣말 (, 아직도 혼잣말 잘해?) (타이틀곡)

04. 바보 같은 내 모습

05. Baby Swing

06. 눈물의 루비

07. Queen's Cafe



3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모던록 앨범상을 수상하며
그 해 가장 찬연한 빛을 내뿜었던 밴드 '몽구스'

그 '몽구스'의 리더 몬구는 솔로 프로젝트 '네온스'를 통해 자신의 또 다른 모습.
조금 더 내밀한 부분을 살며시 드러낸다
.

네온스, 온전한 비밀을 간직한 댄스 음악이 되기로 결심하다.
네온스의 노래, 우리의 네온에 감응하는 주파수
.

누군가가 '눈물이 전염됐다'고 썼다면, 우리는 그 행간에서 '동감'을 읽는다.
그러나 마음을 맞추는 일이 라디오 주파수 돌리듯이 간단했던 상대는 드물었다.
세상에 '나'와 같은 주파수는 흔치 않은 이유다. 국어사전은 '나'의 주파수를 '고유함'이라 번역한다.
그리고 몬구는 '네온'이라 부른다
.

'네온스'는 몬구의 솔로 프로젝트를 칭하는 이름이다.
왜 그저 '몬구'가 아니라 '네온스'였을지 궁금하다.
몬구가 기타 하나만 들고 이러저런 곳에서 노래 부를 때의 이름은 그대로 몬구였다.
'
네온스'는 몬구가 찾은 또 하나의 지향점을 말하는 단어임에 분명하다.
몬구도 아니고, 몽구스도 아니어야 했던 것이다
.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는 '별의 노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
사연이 있는 노래입니다. 그 비밀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노래로 만들 수는 있더군요."
'네온스'는 몬구 자신의 비밀로 빚어진 내밀한 음악이다.
그러나 골똘한 소년의 낭만, 쾌락만으로 단순해지는 80년대적 취향
어쨌든 댄스음악으로 만들고 마는 결단은 '몽구스'가 아닌 '네온스'에게도 있다.
지금, '네온스'의 음악은 비밀을 간직한 댄스 음악이 되기로 결심했다
.

그러나 혹여 '네온스'가 내는 빛의 파장이 다른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을까 우려할 필요는 없다.
몬구는 각자가 가진 '네온'에 감응하는 주파수가 있다면 그것이 노래이고
노래는 가장 강력한 주파수라고 믿으니까.

'네온스'
1st EP [a-809]에 담긴 일곱 곡의 노래는 우리에게 있는 네온을 반짝인다.
한동안 음악 작업과 거리를 두었던 달파란이 프로듀서를 맡아
'네온스'를 댄스 음악이라고 부르는 데는 한 치의 부끄러움도 없어졌고
몬구가 쓴 짧은 소설은 '네온스'를 이해하는 충실한 가이드가 되어준다.
이 앨범과 함께 이후 연작으로 발매될 총 4 장의 미니 앨범과
일종의 연재소설을 통해
, '네온스'는 자신의 주파수를 더 멀리 더 분명하게 송출할 것이다
.

몬구는 '별의 노래'를 완성하고 영문도 모른 채 혼자 울었다고 했다.
스스로의 네온을 발견하는 일은 가장 충실하게 외로워지는 일이었을까?
어쩌면 몬구는 안개처럼 쌓여 있는 '네온'을 당신에게 보여주기 위해 먼저 운 것일지 모른다.

명심할 것
.
모르긴 몰라도, '네온스'의 노래, 모두의 네온에 감응하는 주파수는 눈물만큼 전염성이 강하다
.



 

 ------------------------------------------- 이 벤 트  안 내 ------------------------------------------

노민처럼 <neons> 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20자 이내로 기대평 혹은
감상평을 남겨주세요. 선정되신 5분께 멜론의 MP3 40 다운로드 티켓 기프티콘을 드립니다.

응모일자 : 2010년 5월 21일 ~ 2010년 6월 21일 (※ 이벤트 기간을 6월 27일로 연장합니다.) 
발표일자 : 2010년 6월 28일 보고 계신 포스팅에 발표
유의사항 :
댓글을 다실 때 블로그, 미니홈피, 개인홈피 등의 주소를 함께 달아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집니다.
선정되신 분은 7월 4일까지
nomin@sktelecom.com 으로 이름/휴대폰 번호를 꼭 보내주세요. 

------------------------------------------------------------------------------------------------------
----------------------------------------- 당첨자 발표 -----------------------------------------------

당첨을 축하드립니다!
선정되신 분은 7월 4일(일요일)까지 이름/휴대폰 번호를
nomin@sktelecom.com으로 보내주세요!!!
(메일 제목은 '이벤트명-아이디'로~ ex) <NEONS>-라일락)


1) 라일락     2) d-.-b    3) 바굥     4) 줄리엣     5) 쌍쌍바

------------------------------------------------------------------------------------------------------